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The Gunks, Mohonk Preserve, NY.

산에 오르는 길은 매우 다양하다. 오르려는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정상까지 오르기로 작정을 하면 기필코 올라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그 정상으로 가는 길에 커다란 암벽이 가로막고 있다면 암벽을 올라가는 방법을 연구하고 자신을 연마하여 오르기를 시도한다.

옆에 쉬운 길이 있어도 굳이 가고자 했던 어려운 길을 고집한다. 어떤 사람은 산 정상은 오르지도 않고 그저 그 암벽만 올랐다 내려오기도 한다. 암벽등반은 정상에 오르기 위한 수단이든 아니면 그 자체로써 하나의 목적이든 산악활동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시인들은 삭막하고 쓸쓸한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바쁜 삶으로 부터 더욱더 자연을 찾아 떠나고 자연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뉴욕 인근 샤완겅크(Shawangunk)의 '겅크'(Gunk)에서 암벽타기를 시도해보자.


■겅크(Gunk)와 모홍크

캣츠킬 산맥 아랫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모홍크 지역은 특히 암벽등반을 즐기는 많은 산꾼들로부터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뉴욕시에서 90여마일 떨어져있어 차로 약 2시간이면 복잡한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산정으로 우뚝 솟아 있는 바위에 몸을 싣고 땀을 흘릴 수 있는 멀지않은 거리이다.

샤완겅크(Shawangunk)지역에서 약 300피트의 높이로 대략 12마일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이곳을 '겅크(The Gunks)'라 부른다. 겅크에는 1200개 이상의 바위코스가 있다.

바위 난이도(G)는 5.3에서 중급 정도인 5.9의 수많은 루트와 숙련된 기술과 체력을 요구하는 5.10 이상의 루트도 상당히 있어 미 동부 '암벽의 메카'가 되었다. G겅크의 암벽코스를 처음 개척했던 사람은 1940년대 프리츠 비센거와 한스 크라우스다. 뉴욕에 살던 비센거는 1935년 업스테이트 뉴욕의 브레이크넥 릿지에 올랐다가 멀리 북쪽으로 하얀 능선이 솟아 올라온 것을 보고 그 다음 주 이곳까지 찾아 올라갔다 한다. 
 
그가 처음으로 초등 등반한 곳이 겅크 밀부룩에 있는 올드 루트(5.5G)로 험난한 코스는 아니지만 겅크 최초의 바윗길이 된다. 4~5년 후 당시 유럽에서 최고 등반가중 한명으로 꼽히는 한스 크라우스가 프리츠와 함께 초등한 곳이 겅크 황금코스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하이 익스포저(High Exposure)'(5.6G)다.
 
이 당시 암벽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대에 로프를 어깨에 메고 바위에 매달려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하노라면 그 당시 사람들이 이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그 당시만 하더라도 모홍크는 돈푼 꽤나 있는 사람들의 별장이 있어 휴가철에 피서를 즐기러 오는 그야말로 고급 휴양지였다. 그냥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 젊은이 몇 명이 바위에 매달려 죽기 살기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분명 혀끝을 찼을 것이다.


■히피문화와 암벽타기

암벽의 선구자들 통해 서서히 알려진 겅크는 1960년대 히피 발생지인 우드스톡과 가까워 히피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의 인물들이 짐 매카시, 리처드 골드스톤, 딕 윌리엄스, 엘레인 매튜와 같은 바위꾼들이다. 이 당시 히피 문화에 젖은 젊은이들의 현실 세계의 방황과 갈등에 대한 반항으로 산을 찾은 이들에게는 가끔은 저속한 행동과 거친 행동방식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당시 명명된 바윗길에는 상당히 비위에 거슬리는 저속적인 길 이름들이 많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들어 이곳 겅크 지역도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게 된다. 예술 전공생들이 많은 뉴팔츠의 뉴욕주립대학(SUNY)이 시내에 대학촌을 형성하고 있어 젊은이들의 문화가 쉽게 자리를 잡았다. 암벽타기도 이전 세대처럼 특정 층의 전유물을 벗어나 스포츠 클라이밍의 확산을 통해 보편 대중화됨으로써 보다 많은 바위 인구가 겅크를 찾게 되었다.

이젠 이름있는 바윗길은 많은 사람들로 차례를 기다려야 되기도 하고 겅크 주변에 있는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매달려 주어진 문제 해결에 힘쓰는 보울더링도 이젠 낯설지가 않다.


■등반의 열정

겅크는 이제 대중의 겅크가 되었다. 프랑스의 등반가 가스통 르뷔파는 '얼음 눈과 바위에 관하여(On Ice and Snow and Rock)'이라는 저서에서 등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적어도 어느 한 사람이 마음 속에 산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을 때 비로소 산은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겅크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열정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등반기술은 산을 사랑하는 열정을 넘어서지 못한다. 등산은 말 그대로 산을 오르는 것이다.

큰 의미에서 암벽타기 또한 등산의 많은 등산 행위 중의 한 가지일 뿐이다. 혹 등반기술이 열정을 앞서버리게 된다면 그건 단지 뜀틀에서 재주부리는 수준으로 등반 전체의 의미를 떨어트리고 말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는 수많은 방식 중 어느 한 가지에 규정지어 등산행위를 편중되게 생각할 수는 없다. 역시 암벽타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정심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수 마일에 걸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거대한 암벽을 멀리 입구에서 바라보고 있자면 아! 이곳을 스쳐간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남겨놓은 삶의 이야기와 사랑이 느껴지는 듯하다. 수만 년 동안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가만히 자리 잡고 있는 바위를 향해서 우리는 참 많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저 바위는 의연히 그 자리에 있을 뿐인데.
 
▶가는 길

I-87 North Exit 18(New Paltz) 에서 나와 Route 299를 타고


# Original work: from Koreadaily N.Y. 입력시간 :2007. 07. 18


Posted by 비회원